고양이를 사이에 두고 누가 더 많은 애정을 얻는지 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금은 내가 우세하지만 다다음 주 일주일 간의 출장을 다녀 오면 판세가 바뀌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남편은 내가 돌아올 때,  고양이가 나를 낯설어하며 피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웃기지만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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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이 금방 간다...

일상 2013. 7. 31. 19:40

내일이 벌써 8월이다.

첫주는 논문 마감이 8/5까지라 휘리릭 지나갈 것 같고 그 다음 주는 포항의 후배와 같이 하는 연구의 전체 미팅이 있어 그 준비로 바쁘게 지나갈 것 같다. 또, 그 다음 2주는 학회 발표 준비와 학회 참석으로 바쁘겠지. 그러고 나면 아버지 퇴임식으로 부산 다녀와야 하고.... 그럼 개학이다. ㅠ_ㅠ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다음 학기 강의가 이번 학기와 같아서 수업 준비가 많이 필요할 것 같지는 않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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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적으면 내가 뭔가 엄청나게 일을 많이 하는 것 같지만... 요새는 이런 마감이라도 있으니 겨우 일한다는 느낌이다. 넋 놓고 있다가 마감이 다가오면 그제야 꾸역꾸역 닥쳐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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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퇴임식에서 가족 대표로 한마디 하라고 할텐데 걱정이다. 뭐라도 써가지고 가서 읽던지 미리 연습하지 않으면 머리 속이 하얘서 아무 말도 할 수 없을 것 같다. 박사 졸업하고 아버지가 친척들에게 한턱 내실 때도 뭐라도 한마디 하라고 했는데 아무 생각이 안 나서 진짜 생뚱맞고 유치한 말한마디 겨우 했었다. 그때 일이 되풀이 될까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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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집 고양이...

일상 2013. 7. 26. 13:34

고양이를 키우게 된 지 벌써 4개월이 지났다. 이전부터 계속 키우고 싶었는데 이것 저것 걸리는 게 많아서 망설이다 우연히 보게 된 유기동물 공고에서 아래 사진을 보고선 약간은 충동적으로 데려오게 되었다.

 [유기동물 공고에 올라왔던 사진]


버려진 고양이었기에 아무런 사전 정보가 없어서 성격이나 습관이 나쁘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의외로 얌전하고 배변 등의 습관도 잘 되어 있는 고양이었다. 데려오고 2-3일 동안은 구석에서 나오지 않았는데 일주일도 되지 않아 옆에 다가오기 시작했다. 지금은 아래 사진처럼 마냥 편안하게 지내고 있다.

 [무방비 상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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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와 아이를 비교하기는 좀 그렇지만, 온전히 나에게 기대고 있는 존재라는 점에서 아이가 생겼을 때의 상황을 미루어 짐작하게 하는 부분이 있다. 예뻐서 데려오긴 했지만 데려와도 어느 정도 거리를 두게 되지 않을까라는 추측과는 달리 "사랑스럽"고 어떨 땐 그 존재를 "안타깝"게 여기게 될 줄은 몰랐기에 내 아이가 생기면 내가 상상한 것 이상으로 애정을 느끼게 되겠구나 싶다. 그렇다고 당장 아이를 가지고 싶다....  이것과는 또 다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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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또릿또릿...]

귀여운 사진이 많아서 자랑하고 싶은데 팔불출 같아서 참다가 최근에 트위터에 몇개 올렸다. 고양이를 키운다는 것에 대한 주변 반응을 봐도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된다. 사실 애나 가지지 무슨 고양이냐...라는 얘기를 듣게 될까 봐 아주 가까운 사람 빼고는 얘기하기가 꺼려지기도 한다. 자녀 계획이 없는 것은 아닌데 그것만 생각하며 망설이다간 평생 고양이를 키우지 못 할 것 같아서 데려온 측면도 있다. 데려오고 나니 잘 데려온 것 같다. 나는 좋지만 고양이는 우리 집이 아닌 다른 집에서 사는 것이 더 행복했으려나... 하는 생각은 가끔 해 본다. 고양이에게 물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니 그저 내가 생각하는 한 잘 보살펴야지...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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